칠리소스의 고향 칠레에 밤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산티아고의 밤거리도 나름 위험하다고 듣긴 했지만
나름 베테랑 여행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비싼 택시를 탈 수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하철을 타고 '하늘호수'님이 강추한 '쌔미 호스텔'로 고고싱!

지하철에서 내려서 지도를 보며 호스텔을 찾아가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헷갈려서
경찰한테 물어봤는데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_ ㅠ
조금 우왕좌왕 하다가 길거리에 주차요원(?) 아주머니가 계셔서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제대로 된 길로 들어섰다 :)

10-15분이면 올 길을 돌아돌아서 40-50분쯤 걸려서 호스텔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러도 누구하나 나오지 않는거다....
안에서는 분명 쿵쾅쿵쾅 노래도 들리는데 ㅠㅠ
하루 종일 스키탔지, 밥이라곤 점심때 먹은 빵이 마지막이지
무거운 가방을 들고 계속 돌아다녔지 ㅠㅠ
힘들어 죽겠는데 이노무 주인장인지 일하는 아그들인지 나올 생각을 안한다;;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어쩌나 하면서 벨을 진짜 미친듯이 누르다보니
동양인 한 사람이 문을 열어준다 딱 보니 한쿡사람 ㅋㅋㅋ
인사를 가볍게 하고 알바생한테 왤케 안 열어주냐고 했더니 노랫소리 때문에 벨소리를 못 들었다고...
웃으며 말한다 ㅋㅋㅋ 외쿡애들이 온통 모여 와인 한 잔씩 하면서 놀고 있던데 꽤나 친해보이는 분위기 :)

난 일단 너무 배가 고파서 오는 길에 봤던 핫도그 집에 가서 큰 걸로 두개를 시켜서 해치우고
호스텔로 돌아와 그 동안 못 봤던 예능프로그램을 열심히 다운 받았다능 ㅋㅋㅋ
다른 호스텔과는 다르게 방에서도 wi-fi가 잡혀서 밤새 내 넷북을 곁에 두고 다운로드 걸어놓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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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렇게 핫도그 두 개 + 음료수에 1100페소 (2달러정도) 한다 ^-^ 이 핫도그는 발파라이소에서 먹은 거고 내가 이 날 먹은 건 이 크기의 두배쯤 되는 핫도그를 두 개 먹은거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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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 범벅 ㄷㄷㄷㄷ 난 너무 느끼하고 몸에도 안 좋을 것 같아서 먹을때마다 좀 제거하고 먹음 ^-^; 길거리 지나가다 보면 진짜 지겹도록 많이 보이는게 바로 이 핫도그 파는 곳이다 ㅎ 맛나다 ㅋㅋㅋ

사실 산티아고는 뭐 크게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다
특히나 대도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그저 라파누이(이스터섬)에
가기 위해 꼭 들려야 하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 곳 산티아고에서 가장 기대한 것도 다른게 아니라 '음식'이다 ^-^;

세계에서 가장 기~~~~~~~~~~~~~~~인 나라 칠레
사실 길다는 것도 가로대비 세로의 길이가 제일 긴 나라지
절대적인 길이로 따지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걸쳐있는 러시아가 가장 긴 나라가 아닐까?

암트은~
칠레는 태평양을 따라서 정말 기나긴 해안선을 갖고 있는 나라라 해산물이 엄.청.나.게 싸다
한창 전복이 많이 잡힐때는 '하늘호수'님의 블로그에 나온 정보를 보면 전복이 1kg에 2500페소 (5달러정도) 라고 하니
이거 뭐 말 다 한거 아님?ㄷㄷㄷ (아마도 자연산이겠지?;;)
물론 내가 갔을 때는 전복이 많이 잡히는 철이 아니라 1kg에 7500페소(15달러정도)나 달라고 해서 안 먹었다 ㅋㅋ
대신 조개나 사 먹었다. 라면에도 넣고 떡볶이에도 넣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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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누나가 사준 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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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도 누나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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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흑 내가 술만 조금 더 잘 마셨어도 와인 혼자서도 마시겠는데; 술이 잘 안 받으니 사람이 모일때나 한 잔씩 ^-^;


해산물 말고도 과일이 또 그렇게 싸다~
키위가 1kg에 300페소(700원정도) ㄷㄷㄷㄷ
큰 키위가 하나에 100g 정도 할테니 평균적으로 1kg라면 키위 12-15개정도 주는 것 같다;
키위 무쟈게 먹었다 ㅋㅋㅋㅋ
 
분명히 다른 과일들도 쌌는데 나중에 산티아고 다음에 여행한 뿌꼰이라는 곳에서 호스텔이 지대로 털리면서 (나만 털림)
120만원상당의 돈 + 물품들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온갖 정리가 귀찮아지면서 -_-;;
정리를 하나도 안 해놨더니 1년이 지난 지금에는 정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ㅠㅠ
생각해보니 나중에 또레스 델 빠이네 가서도 사진은 잘 찍었는데 sd카드 문제인지 읽히지가 않고 자꾸 에러나서
결국 사진 다 날아간.....
칠레랑 뭔가 잘 안 맞았나보다 ㅠㅠ

anyways

이 곳 산티아고에는 한국 교민들도 꽤나 많이 살아서 한국음식도 맛있게 잘 한다고 해서
비싸긴 하지만 한 번은 한식, 한 번은 한국식 중국집에 가서 배 찢어지게(?) 먹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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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턍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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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ㅠㅠ 아 먹고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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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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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울!!!!! 육개장, 김치찌개, 회덮밥 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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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또 다 먹었....ㅠㅠ


먹는 거 말고도 박물관도 가고 우리나라의 남산보다 더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가보기도 하고 :)
축구장도 가고, 와이너리도 다녀왔는데 ㅋㅋㅋ
그건 라파누이(이스터섬) 포스팅을 끝내고 아쥬~ 가볍게 포스팅 하는 게 나을 듯 ㅎㅎ

보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ㅠㅠ
자꾸 누구한테 말하듯이 블로깅하네 ㅋㅋㅋ 창피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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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에 있는 비가 선전하는 과자 ㅎㅎ

여기는 칠레의 뿌꼰이라는 도시
남반구라 여기는 겨울
여름에는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리는 곳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한적한 곳이다
호스텔 도미토리에도 아무도 없고 나 혼자 묵고 있었는데....

첫째 날엔 뭐 그냥 잘 잤고
둘째 날이 문제다 (사실 4시간 전에 일어난 일임..)

내 도미토리는 2층에 있고 밖을 볼 수 있는 발코니랑 연결이 되어있는데
발코니랑 연결된 문이 첫째 날에는 잘 잠기다가 둘째 날 잘 안 잠기는 거다 -_-
뭐 밖에서 발코니로 올라오는 사다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2층이니까
별 생각없이 문을 닫기만 하고 잤다

그리고 보통 도미토리를 이용할 때에는 복대를 베개아래에 두고 자거나 그냥 배에 차고 자는데
혼자 방에 있을 경우에는 딱히 그럴 필요가 없어서 노트북이나 복대나 그냥 대충 놔두고 잔다
왜냐하면 문을 잠궈놓았고 내가 자고 있는데 누가 들어오겠냐고 -_-
보통 내 물건을 누가 훔쳐갈랑가 하고 생각하면 호스텔에 같이 묵는 사람이나 호스텔 직원이라고 생각하지
외부에서 몰래 방에 쳐들어와서 가져갈 거라고는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새벽 6시반쯤 자다가 뭔가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어떤 외국인이 큰 가방을 들고 문에 서 있는거다
뭐 도미토리니까 관광객이 새벽에 도착해서 도미토리 들어왔나 하고 다시 자려고 하는데
내가 본 그 외국인이 서 있던 문 위치가 이상한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순간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도미토리 구성을 잘 못 알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 찰나!!!

뭔가 이상한 느낌이 뇌리를 팍 스치면서 일어나니 발코니쪽 문이 열려있는거다
나름 빨리 일어나서 발코니로 나가니까 내가 본 외국인 도둑놈이 먼저 뛰어가고
그 뒤를 조그만 사람 한 명이 따라간다
(난 뒤에 따라가는 조그만 사람이 우리 호스텔 주인인 줄....-_-)

그래서 내가 뭘 했게?

내가 한 거라곤 "악!!" 외마디 비명 -_-;;;
그리곤 일단 뭘 가져갔는지 보니까 큰 배낭이 안 보인다 -_-
뭐 큰 배낭안에 있는 건 대부분 옷가지들 그리고 옷가지들도 다 빼놨는데 바보들......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시 떠오르는 내 복대 -_-
복대는 아무렇게나 던져놓기가 그래서 큰 가방안에 넣어놨는데......아아아아아!!!!!!!!!!!!ㅠㅠㅠㅠ
거기엔 12000칠레페소 (27만원정도), 400 아르헨티나 페소(12만원정도),  172달러 (20만원정도)
다 합치면 60만원정도네...........
거기다가 여권, 내 신용카드 현금카드들도 다 들어있는데.......
(물론 이 순간엔 그냥 꽤나 많은 돈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아아아악!!!!!!!!

그리곤 뭐가 없어졌나 찾아보는데 노트북은 보이는거다 -_- 다행;;;
그런데 작은 가방이 없다!!!!!!!!!!!!!!!!!
순간 또 거기에 뭐가 있는지 생각했는데 일단 카메라만 생각이 난다 ㅠㅠ
아 내 카메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이런 생각은 접어두고 나가보려고 했는데
그 놈들은 두 명인데 난 혼자잖아
그럼 무기를 들고 나가야 할텐데 뭐 무기로 쓸만한 게 보이지 않는다..........
밖에 비는 계속 주룩주룩 내리고............

뭐 그놈들은 이미 도망쳐서 지네들만의 아지트로 갔겠지.....

무기도 없이 나 혼자 쫓아가서 뭘 하겠냐....
그래서 그냥 호스텔 직원 깨우고, 직원이 경찰에 전화를 하고 사장도 깨웠다
사장이라 해봤자 나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 친구..
경찰은 한 20분정도 후에 호스텔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걸 물어보고 뭘 적으라고 하기도 하고...
그러더니 떠났다...

난 인터넷전화로 카드회사들에 전화를 해서 카드 분실 신청을 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사건 발생 2시간쯤 후, 경찰이 호스텔에 와서는 내 가방을 찾았다고 했다
물론 카메라나 돈이 들어있을리는 만무하다

다만 불행중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가방안에는 도둑놈들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물건들이 있었는데
(약, 가이드북 같은 것들)
나한테는 너무나도 소중한 여권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 신한, 시티은행 보안카드들을 가지고 있던 카드지갑이 있었는데
복대에 넣어놓은 현금카드랑은 다르게 신용카드는 그 카드지갑에 넣어놔서 신용카드 하나는 살았다

여권이랑 신용카드가 있으니 다른 것들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여행은 계속 할 수 있다
다 잃어버렸으면 다시 칠레 수도인 산티아고로 가서 영사관에도 가고 암튼 복잡해 질 수도 있었는데
불행중 다행이다!!!

결국 크게 잃어버린 건 카메라, mp3, 영-스 전자사전, 60만원정도의 돈 정도
저것들만 대충 다 합하면 120만원쯤 되겠다 -_-;
뭐 어쩌겠음; 이미 일어난 일 다시 돌이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하면 120만원이야 뭐 또 금방 만들 수 있는거니까...
일단 사진기나 사서 다시 여행 시작해야겠다!!!

근데 호스텔에 도둑이 들어서 잃어버린건데 호스텔에서는 아무 보상도 못 받나? ㅠㅠ
받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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