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 생각하면 떠오르는 무덤이 보일랑말랑
6시 30분에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7시에 페트라까지 가는 미니버스(트럭)를 운행하기 때문에 나는 6시에 아주 조용히 일어나서 다른 사람 깨지 않게 고양이 세수만 가볍게 하고 리셉션 데스크로 올라왔다. 시각은 6시 15분. 리셉션 데스크로 들어가는 문은 잠겨 있었고 나는 밖에서 30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30분쯤이 되어서야 문이 열렸다. 매일 먹는 아침이 그렇듯이 빵, 치즈, 잼, 찐 계란에다가 2.5디나르나 하는 아침이라서 그런지 토마토, 오이, 요거트도 나왔다. 그리고 필요하면 빵이든 요거트든 좀 더 가져먹을 수 있는 나름 부페식 아침이었다. 오늘 10시간동안 빡씨게 돌아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아침도 배가 완전 부르게 먹었다. 그리고는 어제 미리 말해놓은 런치박스를 받아서 페트라로 출발했다. 7시에 출발한다던 트럭은 7시 15분쯤에나 출발했다. 로빈이랑 Ticket Office부터 조금 같이 걸어가다가 내가 첫 보물(볼거리)앞에서 설명을 읽고 있을 때 사라졌다 -0- ㅋㅋ 사실 로빈은 어제 3시간 정도 이미 페트라를 둘러봤기 때문에 기본적인 볼거리들은 다 본 상태라 따로 둘러보는 게 더 나을 것 같긴 했다.
아 맞다. 까먹을 뻔 했다 -_- 뭐냐 하면 전 날 폴하고 에드아르도 (이집트에서 요르단 건너오는 페리에서 만남 ^^)를 만났는데 폴이 페트라 2일짜리 티켓을 샀는데 하루 돌아보니까 더 이상 볼게 없을 것 같다고 나한테 페트라 입장 티켓을 줬다. ㅠ_ㅠ 요르단이 언제부턴가 학생 할인도 안 받기 시작해서 1일치 입장료가 21JD (3만원정도)나 하는데 완전 돈 굳혔다!
왼쪽이 폴 오른쪽이 에드아르도 ^-^
(폴한테 완전 고마워서 나중에 암만에서 만나면 밥이나 한 끼 사려고 했는데 암만에서 연락이 안 닿고 나는 이스라엘로 가고 폴은 시리아로 바로 가서 결국 못 만났다 ㅠ_ㅠ 나중에 혹시나 영국에 가게 되면 밥 한끼 사야지 ^^ 근데 영국은 물가가 초초초초 비싸서 -_- 뭘 사줄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하하하; )
다시 페트라 이야기로 돌아와서
1km 정도 되는 기~인 협곡을 지나 본 것은 페트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크나큰 무덤이었다. 그러나 나는 어젯밤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걸 참아서 대충 사진 몇 장을 찍고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본 뒤 간 김에 이도 닦고 세수까지 해버렸다. 하하.
(페트라를 보러 왔지만 생리적인 문제는 그 어떤 것 보다 -_- 긴급하다)
고대 원형 극장(영어로는 그냥 Theater라고 적혀있음)도 가고 여러 보물(무덤?)을 보다가 안드리아나 (이 친구도 이집트에서 요르단 넘어올 때 만난 친구)랑 토마스(Also from NYC)를 만나서 같이 돌아댕겼다. 두 뉴요커가 얘기하는데 나는 사실 공감할 수 있는 얘기도 별로 없고 -_- 웃긴 얘기를 하는데도 별로 웃기지도 않아서 좀 심심하기도 했다는 ㅠ_ㅠ 영어는 한 없이 힘들다 아흑!
가볍게 Theater 반대편에 있는 산을 타주고 사진도 좀 찍어주시고 (사실 꽤나 많이 찍었다 J)
다시 내려와서 기본 볼거리들이 많은 거리를 걷고 Monastery(수도원?)가 있는 두 번째 산을 타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서서히 날씨도 더워지고 배도 서서히 고파져서 Monastery 바로 근처에 가서 협곡을 보면서 쉬었다. 그리고는 Monastery에 도착해서 나는 런치박스를 꺼내고 안드리아나랑 토마스는 물, 주스, 스니커즈를 샀는데 5디나르를 냈다. 내 런치박스가 훨씬 싸게 먹히긴 했지만 런치박스에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배가 고팠다는 하하; 런치박스 솔직히 완전 비추다. 들어있는 거라곤 오이, 빵, 치즈, 스니커즈 작은 것, 요거트 이런 것들인데 요거트는 너무 묽어서 버리고 오이는 안 씻은 거라서 나중에 먹으려다가 결국은 버렸다;; 전날 미리 슈퍼마켓에 가서 점심에 먹을 것을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두 번째 하이킹도 끝내고 우리는 완전 지쳤는데 그렇다고 Sacrifice 어쩌고가 있는 세 번째 산에 안 올라갈 수 없어서 헉헉 거리며 세 번째 하이킹까지 마쳤다. 가지고 있던 물도 다 마셔서 500ML짜리 물을 하나 샀는데 1디나르(!500원정도)나 했다. 으악!!! 너무 비싸다!!! 몇 배가 비싼겨. 별 수 없지 완전 관광지인데;; 필요한 사람은 살 수 밖에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사막에서 물은 생명수니까 안 살 수가 없다.
글구 아까 화장실 가느라 못 봤던 페트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무덤을 봤다.
가족과 함께 ㅎㅎ
사진도 좀 찍고 나서 이제 숙소로 고고씽.
입구까지 걷는데 2km정도 되는 거리가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솔직히 입구까지 힘들게 도착해서 얘네들은 맥주 마시자고 레스토랑에 가자고 하는 걸 나 혼자 너무 피곤해서 먼저 간다고 하기가 그래서 그냥 레스토랑에 같이 앉아있었는데 Monastery 에서 쉬다가 만나서 같이 맥주 한 잔 하자고 했던 Ash(From UK)도 제 시간에 맞춰서 왔다. (문장이 왤케 길지;;ㅋ덜덜덜)
그리고는 자기네들끼리 떠들고 웃는데 나는 당최 알아듣기도 어려웠지만 웃음의 포인트도 잘 잡지를 못해서 한 3시간 정도 혼자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만 했다. 몸은 피곤하지 말은 잘 안 들리지 또 영어에 대한 자신감 급 잃어서 나중에 Ash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한 동안 영어로 말을 하기가 겁났다. 가끔씩 이런다. ㅠ_ㅠ 영어 이놈 왤케 어려운거냐-_-
나보다 영어를 조금 못하는 사람이랑 말을 할 때에는 상대적으로 “나 영어 쫌 하는데?” 이런 생각도 가끔 들기도 하는데 원어민 애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으으윽 좌절이다. 물론 단 둘이 얘기를 하면 좀 난데 오늘처럼 원어민 셋에다가 나 혼자 있으면 이건 무슨 대화에 참여할 수가 없다. 하하; 앞으로 여행 하면서 이런 상황은 조금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