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산타클라라가 제일 좋았다고 하든데
나는 별로 -_ ㅠ 뭐 잘 모르겠다.
역시 어떤 사람 말대로 체게바라 동상하고 박물관을 제외하면
볼 것이 그닥 없는 동네가 딱 맞는 말 같다.
물론 내가 또 괜찮은 친구랑 같이 있었으면 말이 또 달라졌겠지만
아직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 된 것 같고 쿠바에 아직 적응이 덜 돼서 그런지
어떻게 쿠바를 즐겨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
마치 3월 17일 한국을 떠나서 이집트에 막 도착했을때
뭘 해야 할 지는 모르겠고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기분?
물론 가이드북도 제대로 안 읽었고
내가 묵는 숙소 주인이 영어를 전혀 못 해서 어디를 가야 좋을지
어디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도 전혀 없어서 더 그렇겠지만.
산타클라라의 어느 바에서 들었던 할아버지 연주가 쿠바에서 제일 좋았다는 어떤 사람의 정보만을 믿고
일단 오늘 밤은 제대로 음악을 즐겨보자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을 위해 남겨 두었던 체게바라 동상과 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고고씽.
체게바라 박물관 ^-^
아침을 가는 길에 있는 La Concha 레스토랑에서 먹으려고 단단히 벼르고 갔다.
사실 어제 아침도 안 먹고 저녁도 안 먹고 점심 겸 저녁으로 피자 2개를 먹은 것이 다라서 배가 고팠다.
분명히 지도에는 local bus station 에서 한 블록 가면 레스토랑이 있다고 나와 있는데
한 블록을 갔는데도 레스토랑이 없었음.
아오. 어제도 인터넷에 나온 정보랑 책에 나온 정보를 믿고
현지 페소를 쓰는 레스토랑을 찾아 갔는데 간판도 없고 문도 닫혀 있어서 피자를 먹었구만 -_ ㅠ
결국 오늘도 이렇게 피자를 먹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그냥 체게바라 박물관으로 가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길 건너편에 있는 pizza 5.00$ 라고 되어있는 곳을 발견.
Uno pizza de queso (치즈피자 한 개)를 시켰다.
피자 가게!!
주문을 하고 뒤를 돌아봤더니 보이는 간판은
La Concha Restaurant.
덜덜덜 ㅠ_ㅠ ㅠ_ㅠ ㅠ_ㅠ ㅠ_ㅠ
이럴 수가. 이미 주문했으니 물릴 수도 없고 -_ ㅠ
그럼 아침은 간단하게 피자로 해결하고 체게바라 박물관을 보고 돌아오면서
점심으로 여기서 먹자라고 생각했다 ^^
피자 오늘이 3개째인데 가격도 싸고 입맛에도 맞는다. (긍정적인 생각 ㅋㅋ)
자극적이지 않고 좋다 ^^
밀가루나 치즈나 다 유기농이겠지?
몸에 나쁜 건 없을거여 아마도 ^ ^ ;
근데 도저히 다른 샌드위치들은 못 먹겠더라.
이집트처럼 파리가 그냥 막 날라다니다가 빵에도 앉고 그러더라고.
피자야 뭐 그래도 오븐에 구워서 먹는 거니까 나름 소독이 될 거 아닌가;;ㅋ 아님 말고;ㅋ
파리와 함께 사는 ㅠㅠ
깔끔해 보이지 않아;;
나름 아침 일찍 (9시?ㅋ) 나와서 덥지 않을 때에 돌아다니고 낮에는 좀 쉴 생각이었는데
9시도 전혀 이르지 않았다.
진짜 푹푹 찐다 쪄.
체게바라 박물관 근처에 갔더니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좀 모여있길래
나도 같이 들어가려고 했더니 경찰인지 군인인지 저기 무슨 데스크 있는 곳으로 가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헉 입장료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이거 나한테 입장료를 받아 먹을라고 하는 건가?'
라고 생각하고 재빨리 가이드북을 펴서 입장료가 있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
그러나 입장료 FREE.
작년 8월판이니까 뭐 그 사이에 바뀌었을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며 한 여자분이 계시는 데스크 앞으로 출동.
가방이랑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된단다.
그래서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가방을 맡겼다.
그리고 박물관 쪽으로 가니 아까 그 경찰인 것 같은 사람이 저쪽으로 (저쪽이 어디여?) 가란다.
갔더니 영어를 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발견.
가이드도 있는 것으로 보아 투어로 온 사람들인가 보다.
옆에 슬쩍 끼어들어서 귀동냥도 좀 하고 ^^ 박물관을 나름 같이 구경했다.
가족과 함께 ㅋㅋ
가이드 말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체 게바라의 ‘체’는 사실 이태리에서 온 말인데
이태리 사람들이 아르헨티나에 와서 뭐 일자리를 구하면서 이태리 말로
‘체 어쩌고 저쩌고’ (헤이 친구 일자리 있나요? 이런 뜻으로 말을 했겠지) 라고 너무 많이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이걸 좀 놀리는 식으로 ‘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나중에 ‘체’라는 말이 관용화 되어서 ‘친구’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고 ^^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체 게바라의 이름은 Ernesto Guevara F…… 에르네스또 게바라 ㅍ….
뭐라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_ ㅠ
암튼 이거 하나 안 것만으로 귀동냥 제대로 했다고 혼자 좋아라 했음;ㅋㅋ
(나중에 가이드 북 보니까 ‘체’가 닉네임이라고 나오드만;ㅋ)
단순하고 무식한 티 다 낸다. 당최 아는 게 이리 없을까 -_ ㅠ;;
박물관에서는 모자도 쓰면 안 된단다.
모자를 쓰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설마 모자에다가 뭘 훔칠까 봐 그러는 건지 알 수는 없다.
박물관은 두 군데로 나뉘어 있었는데
한 곳은 체게바라랑 같은 반군활동을 했던 친구들의 무덤(?) 같은 곳이었고
다른 한 곳은 체게바라의 사진, 옷, 편지 들을 시기별로 정리한 곳이었다.
체 게바라가 이 정도의 인물로서 쿠바에서는 평가 받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체 게바라 평전을 읽다가 별로 재미없어서 다 안 읽은 아쉬움이 또 서서히 나를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 -_ ㅠ
으윽. 돌아가면 내가 여행 한 나라들에 관해서 책 좀 많이 읽을 것 같은데 ^-^;; (정말??)
박물관에서 나와서 체 게바라 동상을 보고 꽤나 넓은 체 게바라 공원에 앉아서 가이드 북 좀 읽다가
산타클라라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장소 (공원?) Parque Vidal로 돌아가려고 출발.
돌아오면서 아까 아침에 못 들린 레스토랑이 눈에 밟혔지만
배가 안 고프니 먹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한 채 (관용적 표현 ㅋㅋ)
Parque Vidal로 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환호하는 소리가 막 들려서 살펴보니까 체육관 같은 곳에서 무슨 게임을 하고 있길래
그냥 무작정 들어갔더니 배구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프로 선수들 시합인가 했는데
연습하는 거나 옷 입는 거나 프로는 아니고 우리나라 무슨 조기축구처럼;ㅋ
나름 아마추어 배구 게임인 것 같았다.
한 세트씩 번갈아 가면서 이기는 걸 보고 그냥 나왔다.
조기 배구회? 사실 이른 시각도 아니었지만;;ㅋ
나와서는 아까부터 눈에 밟힌 La Concha 레스토랑으로 ^^
랍스터를 먹을까 하다가 12CUC가 꽤나 크게 느껴져서 일단 점심에는 또 간단히 해결하고 맛있으면
저녁에 랍스터를 먹자고 생각하고 랍스터 샐러드랑 생선을 시켰다.
랍스터는 완전 조금 ㅠㅠ 그래도 가격은 착하다
Lobster salad 2.95 + Grilled fish 2.65 + rice 0.4 + tea 0.3 + 팁 0.6 = 6.5cuc (rice는 계산서에 안 나와 있었음;ㅋ 그래도 뭐 팁을 줬으니깐;ㅋ)
랍스터 샐러드는 완전 조금 나왔고 -_ ㅠ
생선은 아무 양념이 없는데 기름인지 버터인지 너무 많아서 많이 느끼했다.
물론 터키 올림포스에서 지연누나가 주고 간 고추장을 뿌려 먹어서 좀 나았지만 ^ ^ ;
점심 먹고 나서 동네도 작아서 이미 거의 다 돌아봤고 볼 것도 더 이상 없는 것 같아서
공원에서 책이나 읽다가 옆에 있던 현지인이 말을 걸어서
서로 말도 안 통하면서 열심히 의사소통 하려고 노력했다.
그 친구 이름은 DAVID. 28살이고 뭘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며 치까 치까 그러길래 여자를 치까라고 부르는가 보다 짐작하고
치까 보니따 라고 하길래 내가 알았는데 까먹은 그 단어 아름답다라는 그 단어가 생각나면서
‘아아아아 보니따 보니따’를 연발했다. 하하하;
보니따, 베야, 에르모싸가 같은 뜻이라고 설명하든데;ㅋ
(다 손짓 발짓으로 알아들은 거임;ㅋ)
근데 에르모싸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고 엘레강스 생각도 나길래
에르모싸 에르모싸 라고 따라하며 또 좋아라 함;;ㅋ
Reiner - 이메일 주소도 받았는데 쿠바는 인터넷을 거의 쓰지를 못하니까;
나보고 한국에서 뭐하냐고 하길래 티처라고 얘기해도 못 알아들어서
완전 바디랭귀지로 내가 선생이라고 설명을 했더니 프로페숄? 이런다.
프로페숄이 교사였나; 왠지 프로페숄 하면 영어로는 교수랑 가까운디;
암튼 아는 단어 모르는 단어 쓰면서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스페인어도 찾아가면서 꽤나 오래 떠들었다;;;;ㅋ
No Entiendo (I don’t understand) 랑 No Se (i don't know)를 가장 많이 쓴 것 같지만;;;ㅋㅋ
David 말고 Reiner라는 친구도 와서 그 친구랑도 얘기하고;;ㅋ
또 손짓 발짓으로;;ㅋㅋ
한꺼번에 스페인어랑 손짓 발짓을 너무 많이 사용했더니 나중에는 머리가 아파서 ^-^;;
나중에는 난 이제 어디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가버렸다;;ㅋㅋ
수퍼에 가서 물이랑 음료수를 사서는 아까 앉아있던 곳에서 좀 떨어진 의자에 앉아서
이집트 다합에서 시작했던 (몇 달 전이여 -_ ㅠ) ‘The Zahir’를 다시 읽기 시작.
(에휴- 너무 오랫동안 안 읽어서 내용도 가물가물-_-;;)
좀 읽다가 비가 와서 비 좀 피하고 여전히 밤에 생음악을 들으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비가 내리다가 갰다-
비 피하고 있는데 나한테 사진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 못 알아들어서 ㅠㅠ 사진만 찍어줬다. 이 사진도 컨셉 사진이 아니라 내가 못 알아들으니까 자기네들끼리 웃고 있는 거임;;ㅋㅋ
나름 오래 쉰 것 같은데 아직도 7시 정도.
밖은 아직 훤하다.
방에만 있기가 싫어서 나가서 현지인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공원으로 가서 책 읽고 있는데
아까 만났던 Reiner를 만나서 또 좀 얘기하다가 보니
공원 가운데에 있는 건물에 악기를 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1500원짜리 밥과 100원짜리 주스 2잔으로 저녁을 해결!
Reiner가 말하기를 오께스트라가 8시부터 공연을 시작한다고 했다
(사실 내가 알아들은 건 오께스트라, Ocho (숫자 8) 밖에 없으므로 때려 맞춘거임;;ㅋ)
정말 8시에 쿠바국가를 시작으로 몇 곡을 연주했다.
한 30분 정도 하고 나서는 다들 가버렸다. 좀 더 연주해주지 -_ ㅠ
뭐 어쩔 수 없지.
저 곳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
이제 아까부터 가려고 했던 바에 가서 할아버지들의 연주를 듣는 거야! ^ ^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다녀왔다는 바에 갔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고
그 옆에 피자가게 (Pizzeria) 앞에만 사람들이 우글거렸다.
혹시 바로 옆에 있으니까 같이 피자도 먹으면서 공연도 하나? 라고 생각하면서
레스토랑을 둘러봤는데 다들 열심히 뭘 먹고만 있지 듣고 있지는 않았다;;ㅋ
결국 또 쿠바의 밤을 못 즐기는구나 -_ ㅠ
뭐 트리니다드에서 즐기면 되지;;ㅋ
숙소로 돌아가서 일기나 쓰려고 했는데 방에 들어가니까 왜 그리 졸린지.
어제 그렇게 많이 자놓고;;ㅋ 10시도 안 된 것 같은데 잠이 쏟아져서 그냥 자부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