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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9일 :)
오늘은 천천히 일어나서 어제 이까에서 사온 머핀이랑 바나나를 아침으로 때웠다
와까치나 물가가 워낙 비싸다고 해서리 ㅎㅎ
도미토리밖에 나와서 일기를 쓰고 있으니
negar (스웨덴 여자아이인데 부모는 이란 사람)가 와서 옆에 와서 책을 읽는다-
프랑스 사람이 쓴 책인데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나 보다 :)
같은 방을 쓰는 미쿡 아저씨한테 이런저런 단어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내 컴퓨터에 있는 한컴사전으로 유의어를 찾아서 보여주기도 했다 ^-^
여기는 이까(이카) ㅎㅎ 처음 이까에 도착해서 이렇게 모래의 색깔로 만든 건물들을 보고 중동에 다시 온 느낌이 들었다 '-'
negar랑 zoya (영국 여자 아이 - 부모는 이라크 사람)가
어제 부기투어(buggy 에스빠뇰 발음으로는 부기다ㅋㅋ)를 알아본 결과
30솔에 하기로 한 곳이 있다면서 이따가 여행사에 같이 가자고 얘기를 해놓고 :)
나는 그냥 동네 좀 돌아보고 사막을 올라갈 생각으로 나가고
zoya랑 negar는 늦은 아침을 먹으러 나섰다 ^-^
왼쪽이 zoya 오른쪽이 negar :)
한국 사람들이 만날 브이질 한다고 따라하는거임 ㅋㅋ
오불당 정보에는 5솔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 조그마한 이 동네에 5솔짜리 점심은 보이질 않았다...
어디 숨어있는걸까나;ㅋ
호텔 앞에 국기가 몇개 없는데 우리나라 국기가 걸려있다 :)
오아시스 !!
그리고 사막에 올라가려는데 어젯밤에 본 깨끗한 사막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부기투어를 많이 해서 부기가 많이 다녀서 그런지 사막이 거뭇거뭇;;
오늘은 더군다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소풍을 왔는지 사람들도 많아서
무슨 유원지, 놀이동산에 온 느낌이었다 :)
전날 본 사막의 밤은 이랬는데 ㅎ
낮에 보니 그냥 ㅋㅋ
안 깨끗하다 ㅠ
사막을 천천히 걸어올라가서 나름 중간쯤 되는 정상에 도착하니 저기 멀리서
치노 -_- 어쩌고 하면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쳐다보니까 초딩쯤 보이는 아이들과 담임쌤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그냥 못 들은척 하고 있다가 나는 꼬레아노라고 말했더니 ㅎ
에스빠뇰 하는구나..이런 분위기에서 급 질문공세가 이어진다
역시나 선생님이 앞장서서 ㅋㅋ
알아보니 이 아이들은 escuela de secundaria 학생들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생이겠지?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놀다가 갑자기 아이들중에 한 명이 모래를 한 아이 머리위에 올린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모래싸움으로 번졌다-
담임선생님은 그냥 별 말씀 없이 너무 심하게만 하지 말라는 식으로 옆에 계셨다
나는 순간 생각했다
'이거 뭐지? 내가 지금 담임선생님이었다면 모래싸움이 시작하려고 했을때쯤 이미 못하게 했을텐데..
이 담임선생님은 가만히 있네? 이래서 선생님들도 교육을 많이 받는 게 필요한건가?
남미에서는 선생님 되는 게 너무나 쉬우니까....'
모래싸움은 점점 심해졌고, 싸움이 되버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재미있게 잘 놀았다...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온 몸이 모래투성이가 됐는데 말이다..
선생님은 너무 심한 것 같으면 '이제 그만 하자' 라고 아이들에게 얘기만 하고 큰 소리는 치지 않으셨다
뭐 아이들도 서로 감정이 상하지는 않았는지 서로 웃으면서 적당히 즐겼고...
나중에 모래싸움이 어느정도 끝나자 선생님은 모래투성이가 된 여자아이들의 머리를 털어주셨다
그리고는 내려 갈 시간이 되자 보드를 가져온 남자애들중에 한 명이
보드를 타고 (엉덩이로) 사막을 내려가려고 하자
나도 같이 타자면서 보드뒤에 타고는 남자아이와 함께 내려가셨다
중간에 한 번 넘어져서 아이들도 선생님도 같이 웃고...
너무나 좋아보였다
내가 꿈꾸는 선생님은 이런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아이들은 사막에서 태어났고 모래와 함께 살아왔다
모래는 이 아이들의 삶의 일부고 모래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 정도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나에게는 '지저분한 모래' 라는 느낌정도지만...
우리나라 문화에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모래가지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는 것 정도야
별 생각없이 받아들이는데 서로 모래를 던지고 장난치는 건 사실 좀 더럽다고 생각하는데..
모래가 몸에 들어가면 일단 집에 들어가면 집이 온통 모래 천지가 될테니까..
그걸 또 치우려면 엄마는 귀찮아지고...
(사실 어떻게 보면 이건 좌식문화 vs 입식문화의 차이일수도 있다)
뭔 소리하는거지?
암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놀고 싶은대로 적당히 놔두고
중간에서 너무 심한 것 같은 경우에만 잡아주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루소의 자연론이랑 비슷한건가?
물론 루소처럼 아이들을 교육하려면 그만큼 사회가 바쳐줘야 할텐데 현실과 이상의 괴리란...
말해서 무얼하나....
..................... 말이 엉키는군 -_- 그냥 부기투어 얘기나 하자 -_-;;
호스텔에 돌아오는 길에 zoya랑 negar를 만나서 같이 부기 투어를 30솔에 신청하고
역시나 여자애들이라 길거리 쇼핑을 하길래 옆에서 그냥 같이 따라다녔다 ^-^;
좀 따라다니다가 여자애들은 점심을 먹으러 가고 나는 그냥 도미토리에 돌아와서 잠시 눈을 붙였다
4시에는 부기투어를 신청한 장소에 가서 4시 반쯤부터 부기투어를 했는데 :)
다른 사람들 말처럼 완전 재미있었다 ㅎ 무슨 놀이기구 타는 듯한 느낌 ^ ^
아 맞다 negar는 부기 투어 하기 전에 호스텔 주방장 하는 아이가 준 마리화나를 피고는 좀 업된 느낌 ㅋㅋ
사막 입장료...버기투어하려면 내야 한다 ㅠ
중간에 꽤나 가파른 모래 언덕에서 엎드려서 보드를 타기도 하고 :)
다른 한 번은 서서 샌드 보딩을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서서는 도저히 -_-;;;
내가 스노우보드를 타 본적도 없고 스키만 타 봤을 뿐이라 무섭기도 했다 ㅎ
계속 넘어져서 온 몸에 모래 다 들어가고 하하;ㅋ
같은 부기에 타고 있던 여성분들이 샌드보딩을 하루 종일 -_- 타시느라 ㅋㅋ
저녁노을도 못 봤다 -_-;;;
그래도 ㅋㅋ 단돈 10달러에 두 시간동안 재미있는 놀이기구 탄 소감은?
한 번 더 하고 싶다? 이런 느낌? ㅎㅎㅎ 개인적으로는 강추다 :) ㅎㅎㅎ
호스텔에 돌아와서는 금요일 밤이라 호스텔에서 일하는 애들이랑 이까로 가서
디스꼬떼까 가려고 했는데 ... 일이 없으면 호스텔 옆 레스토랑이 11시쯤 끝날 것 같다고 하더니
사람들이 많아서 -__- 결국엔 11시반까지 기다리다가 너무 피곤해서 잤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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