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트리니다드에서 떠나는구료.
떠나는 날이 되니까 괜히 이것저것 한 번 더 보고 싶어지고 그러든데 ^^
바라데로, 산타클라라에서 정신 없이 마음만 조급했던 나를 바로 잡아준(?) 트리니다드.
페인트를 매달 칠하는 건지 매년 칠하는 건지 거의 벗겨진 곳 없이
분홍, 초록, 파랑, 노랑을 기본으로 색동집들이 귀여웠다.
산티아고 데 쿠바를 안 간 게 지대로 잘 한 선택인 것 같다 ^ ^
내가 3주의 시간을 쿠바에서 보냈다면 물론 산티아고 데 쿠바도 갔겠지만;ㅋ
2주는 좀 짧다.
트리니다드에서 아바나로 오는 버스 안에서 종일 자고 ^-^;;
아바나에 비아술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20원짜리 (싸다^-^) 27번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만난 사람은 바로 누굴까???????????
이집트에서 만났던 일본 친구??????
벨기에에서 만난 캐나다 친구?????????
사기꾼?????????????
딩동댕동. 사기꾼 -_-+
그르케 아바나에 사기꾼이 많다고 길에서 누가 말을 걸면 그냥 대꾸하지 말고 가라고
티티하고 니키가 말했었는데 어쩜 도착하자마자 ㅋㅋ
근데 이 사기꾼은 좀 귀엽다.
30대 중후반 정도 되는 아자씨인데 영어를 조금 (아주 조금)할 줄 안다.
일단 밑밥으로 까는 건 오늘이 아주 스~페셜한 데이라는 것.
자기는 선생님이고 자기 딸이 오늘 태어나서 자기가 아버지가 된 날이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뭐 내가 쿠바에 언제 도착했고 쿠바가 어떠냐면서 체게바라가 그려진
3페소(CUP)짜리 동전을 기념품이라고 가지라면서 넘겨준다.
난 아직까지는 체게바라가 그려진 3페소짜리 동전은 못 보고
항상 종이돈만 봐서 좀 신기해 하면서 좋아라 했다 ^^; 그
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사기를 치기 시작.
자기 딸이 태어나자마자 병원에 있는데 자기는 돈이 없다고 나한테 20CUC를 달랜다.
뭐 여행자는 돈이 있지만 자기는 돈이 없다면서 -_-
이런 썩을.
나도 한국에서 교사한다고 하면서 나름 반가워했고 덕분에 아바나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고 있었는데;
암튼 미안하지만 20CUC을 내가 왜 주니.
거짓말인 거 뻔히 아는데.
아니 사실이라고 해도 친한 척은 있는 대로 다 해놓고 돈 달라고 하니 누가 주겠니 -_-
아예 사기를 치려면 집에 한 번 초대도 하고 밥이라도 맥이고 나서
자기 딸 사진을 은근 슬쩍 보여주면서 천천히 돈 얘기를 꺼내든가;
암튼 초보 사기꾼 -_ ㅠ 안습이다.
암튼 얘기 중에 27번 버스를 타고 4정거장을 가서 내리면 된다고 해서 15분 정도?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렸는데 이런 -_-
내가 원래 내려야 할 Hotel Havana Libre랑은 오나전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내리기 전에 옆에 있는 할머니한테 오뗄 리브레??
뭐 그렇게 물어봤는데 No라고 하면서 뭐라고 했는데 당최 못 알아들어서
난 혹시나 이 버스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줄 알고 그냥 내렸는데 -_ ㅠ
암튼 무거운 짐을 들고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서
오불당(세계여행 다음 카페)에서 얻은 아바나 숙소 정보를 가지고
먼저 아바나 대학교 근처에 있는 까사에 갔다.
내가 가진 정보에는 20CUC라고 나와있었는데 15CUC를 달라고 해서 좀 후져 보였는데도 그냥 콜 했다.
근데 정말 후졌다 ㅜ_ㅜ
침대도 막 시트를 깔아주는데 전혀 안 깔끔해 보였고
주방도 있긴 있었는데 얼마나 오래 안 썼는데 지저분하고
개미인지 바퀴벌레-_- 인지 막 돌아댕기고 있었다 -_ ㅠ
일단 뭐 체크인 하기로 해서 시트까지 다 깔아줬는데 어쩔 수 없잖아;
여기 좋다고 하든데 다른 방을 줬었나.
이 방은 정말 아니다 아니야;
에어컨도 없고 일단 위생 상태가 후덜덜 -_ ㅠ
일단 큰 배낭은 풀지도 않고 대충 챙길 것만 챙겨서 동네 구경을 하러 나갔다.
가는 길에 오불당에서 얻은 다른 까사에 들려서 방을 확인하니까 너무 좋았다.
냉장고, 에어컨에 깔끔한 방에 샤워부스까지.
그리고 집 자체가 깔끔했다.
물론 20CUC지만.
도저히 내가 있는 곳에서는 못 자겠다 -_ ㅠ
암튼 콜콜콜.
내일 12시쯤 오기로 하고 그렇게나 맛있다는 코펠리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는 길에
길거리 음식을 팔길래
후라이드 치킨하고 부스러지는 밥이랑 빵쪼가리 하나 있는 도시락 같은 걸 12CUP 주고 사 먹었다.
물론 주스도 2CUP주고 하나 ^^
먹을 만 했음 ^^
600원 정도 ^-^
그리고 오뗄 리브레 대각선에 있다는 코펠리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는데
그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
처음엔 아이스크림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항상 사람들이 많다든데
정말 그런가보다 하고 기다리려고 하다가 당최 아무 표시가 없어서 그냥 안으로 들어가봤다.
들어가는 길에 코펠리아라고 적혀있는 곳이 보이길래 가서
앞에서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가 먹는 거랑 같은 걸로 달라고 했다.
그랬는데 무슨 3.75CUC를 달라는 거다 -_- 장난해?
3스쿱에 5CUP라고 알고 왔는데?
여기가 코펠리가 맞냐고 물어봤더니 맞다고는 하는데
내가 완전 10CUP들고 계속 이 가격 아니냐고 하니까 그냥 가란다 -_-
뭐야 -_- 이런 사기꾼.
바보 같은(?) 관광객 할머니 할아버지 때문에 나도 완전 바가지 쓸 뻔 했음;
그래도 코펠리아 아이스크림은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주위를 돌아보는데
무슨 문마다 사람들이 다 줄을 길게 -_-;;
대체 뭐지;; 아마도 이게 아이스크림 줄이겠지 싶어서
나도 기다리기로 했는데 앞에 외국인이 있는 것 같아서
이게 코펠리아 아이스크림 줄이냐고 했더니 맞단다 ^^
캘리포니아에서 온 브라이언. 쿠바랑 여행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하다가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러 들어갔는데 자리가 없어서 다른 쿠바 여성분 두 명이랑 합석을 했다.
알고 보니 엄마랑 딸이었는데 딸이 아주 귀여웠다 +_+
옷도 너무 착하게 -_ ㅠ
(아오 너무 솔로로 오래 살았다. 으어어어 솔로가 된 지
정말 어언 4년이 다 돼 가는…….아아아악!!!! ㅋㅋ)
한 사람당 5스쿱씩 들어있는 그릇을 두 개씩 해치우고 한 사람당 10CUP(500원)를 냈다.
완전 싸다!! 맨날 와야겠다.
더군다가 브라이언이 CUP가 없어서 내가 그냥 20CUP를 다 냈더니
브라이언이 그냥 1CUC를 나한테 줬다는 ㅋㅋ
여행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ㅋㅋ 장난꾸러기-_-? ㅎㅎ
암튼 나야 뭐 공짜로 아이스크림 먹었네 ^^;
한 사람당 두개씩 ㅎㄷㄷ
맛있다 -_ ㅠ
뭐 이리 할 말이 많지?
으흠 -_- 무슨 일기를 쓰러 여행을 온 건가?;;ㅋ
간단하게 좀 줄이자;;ㅋ
길을 걷다가 말레꼰 해변으로 나왔는데
아바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Castillo de los Tres Reyes del Morro 가 보이길래
오늘은 일단 저기로 가보자 하고 갔다.
말레꼰 해변
쿠바 아그들 놀고 있슈 ^-^
Castillo de los Tres Reyes del Morro ^-^
근데 이 곳은 무슨 해저터널을 지나서 가야 해서 그냥 반대편에서 쉬고 있었다.
근데 나타난 왠지 사기꾼 같은 사람.
자기가 Teacher라면서 또 접근해 온다.
난 혼자 가만히 있는데 좀 억지로 붙잡고 말을 걸려는 사람은
일단 사기꾼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뭐 나는 초딩쌤이라니까 자기는 대학교 교수라고 -_- 스페인어를 가르친다고 했다.
나이도 뭐 20대 후반 정도로 밖에 안 보이고
옷도 꾀죄죄하고 전혀 교수같지 않은데?
어디서 또 구라를 치는겨.
스페인어 안 배우고 싶냐고 해서 난 콜롬비아에서 배울 거라고 했음.
내가 배우고 싶다고 했으면 자기가 스페인어를 가르치니까
돈 받고 가르쳐주겠다 뭐 이럴라고 했겠지.
그러더니 갑자기 쌩뚱맞게 자기 집으로 초대를 한다.
괜찮다고 하고 그냥 갔음;ㅋ
그리고 얼마 안 갔는데 꽤나 유창한 영어로 나를 부른다.
여동생이랑 낚시를 하고 있다고 하길래 뭐 별로 신경 안 쓰고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일단 처음에 또 밑밥을 깔긴 했다.
오늘 자기 여동생 생일이라고.
뭐 이렇게 만나는 사람마다 딸이 태어나고 생일이고 그런지 ㅋ
암튼 별 의심 없이 사진 찍어달래서 찍어주고 얘기했는데
결국 나중에 하는 말은 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자기 동생 생일인데 뭐 먹을 게 없다고
1CUC만 달라고 -_-;;;;;;;;; 나쁜놈!!!!!!!!!!! 아 맞다.
이 눔도 0.2CUP 동전에 Jose Marti가 그려져 있다면서 기념품, 선물이라고 나한테 줬음;ㅋㅋ
요놈들 사기치는 방법이 다 비슷하잖아;
대체 자기 동생 사진은 왜 찍으라고 한겨;
하룻동안 만난 사기꾼에 전형이라면
첫째, 나는 티쳐다. (왠지 선생님이라고 하면 경계심을 좀 내려놓아서 그런가?)
둘째, 오늘은 나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딸이 태어난 날, 생일)
셋째, 여기 구하기 힘든 동전이 있는데 기념품으로, 선물로 줄게. (체게바라, 호세마르티 같은 유명한 사람들 사람이 그려져 있는 동전들)
넷째, 특별한 날인데 내가 돈이 없네. 돈 좀 주라.
뭐 이정도? 근데 사기꾼들이 하는 짓이 좀 귀엽긴 하다;
연민에 호소하는 방법을 위주로;
또 미안하다고 하고 헤어지고 (물론 처음에도 그랬지만 동전은 다시 가져감)
왠지 계속 해변가로 걸으면 또 사기꾼 만날 것 같아서 시내로 들어왔다.
스페인 식민지였으니 유럽풍의 건물들이 길거리에 넘쳐날 수 밖에.
예쁘든데 ^^
Capitolio 앞에는 이런저런 길거리 음식들이 있어서
크로켓이랑 아이스크림 먹어주시고 ^^
요건 전쟁 기념 박물관!
요건 까삐똘리오 - 국회의사당?ㅎ
차이나타운을 지나서 숙소 근처에 와서 샌드위치를 하나 먹고 환전까지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어딜가나 있는 차이나타운 ^^
오토바이를 싣을 수 있는 버스+_+
동네서 야구 하는 +_+
근데 침대에 잠깐 누웠는데 이거 시트가 좋은 면이 아니다 -_-
완전 까칠까칠한 싸구려 면이다. (면인지도 확실치 않다;)
자다가 만약 땀이 나면 땀이 흡수가 전혀 안 될 것 같은 그런 시트.
덮으라고 준 담요도 완전 지저분해 보이고. 휴휴- 하루만 자면 되니까 그냥 대충 자자;ㅋ
그런데 쿠바에서는 밤을 즐겨야 하니까 밤에는 나가야지;ㅋ
그래서 간 곳은 재즈바. 음료 2잔 포함 10CUC.
내가 뭐 재즈를 많이 들은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가끔 EBS SPACE 공연을 보러 가면
꽤나 유명인사들이 나와서 다양한 연주를 해서 내 눈높이가 높아졌는지
1시간 정도 진행된 공연이 별로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실 그냥 그랬다;
다시 오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한테도 추천해주고 싶지도 않은;
보컬은 예뻤지만;ㅋ 노래는 별로;
숙소에 돌아와서 자다가 무슨 물이 내려가는 소리에 깨니까
윗층 주인집(?)에서 화장실을 쓴 건지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는 거였다.
새벽 3시 반 정도구만 -_ ㅠ.
잠도 깬 김에 화장실에 가서 작은 일을 보고 손을 씻는데
아까부터 보이던 개미인지 바퀴벌레인지 (개미인 것 같다;ㅋ) 자꾸 돌아댕기는 거다.
아예 집이 있는 것 같아서 그 주위에 물을 좀 뿌리니까 더 많은 개미들이 나오는 거다 -_-
으어어 얼마나 많은 개미들이 있는거지.
계속 좀 뿌려주다가 나가려고 하는데 나가는 쪽에 내 눈높이 쯤에 있는 벽에서
개미들이 막 진짜 우르르르르;;;; 나와서 깜짝 놀랬음;
무슨 홍수가 났다고 생각했을랑가.
하얀 개미 알까지 들고 막 피난 가는 것처럼….
이거 개미들이 화장실 벽을 점령했다고 생각.
침대로 도망쳐왔다. 그리고는 좀 쌀쌀하길래 지저분해 보이던 담요를 덮으려고 펴는데
벌레 한 마리가 꾸물꾸물 -_- 으오오오오.
화장실의 개미떼, 담요의 벌레.
새로 깐 침대시트에도 벌레가 없으리라는 보장이 어딨나?
혹시나 해서 침대시트를 좀 자세히 뜯어보고 -_-;;
그래도 영 찝찝해서 잠 자기가 싫었다.
근데 졸리면 어쩌나 자야지;
그러다가 자기는 잤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인나서 고양이 세수만 하고 바로 체크아웃 -_-
지금껏 묵은 곳 중에서 제일 지저분한 곳이었다. (이집트부터 시작해서 제일 더러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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