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새벽에 벌어진 일 =_=;;;;

여행 3개월 반 만에 처음으로 일기를 이렇게 일찍 써 보는 것 같다 -_ ㅠ
내가 지금 왜 이른 아침 7시 34분을 지나가는 시점에 일기를 쓰느냐?

왜일까?

들으면 깜짝 놀랄걸??????????????????????????

왜냐하면????????????????

이제부터 아쥬 별 그지 깽깽이 같은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게...........

바로 내 위에서 자는 오나전 또라이가 술 쳐먹고 완전 꼴아서 옷도 다 벗고 -_-
새벽 3시쯤 방에 들어와서 술 취해서 내는 헉헉 소리를 내서 잠을 못 자게 하더라고-

뭐 그래 그건 용서 가능! 나도 뭐 그 정도 이해심은 있는 사람이라고 ㅎㅎㅎㅎ

그리고 나서 겨우 잠에 들었거든?
근데 있잖아....

갑.......자..........기 !!!!!!!!!!!!!!!!!!!

어디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이미 눈치 빠른 사람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_- 짐작 했겠지
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핳;;;]

어제 자기 전에 밖을 봤을 때 비가 오긴 했거든?
그래서 잠결에 일어나기도 싫고 빗소린가 했지 나는?

근데 이건 너무 가까이 들리는 거지...
내가 무슨 계곡 근처에서 낮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너무 가까이서 물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게 뭐냐고????

위에서 그 자식이 오줌을 쳐 싸고 있었음 ㅎㄷㄷㄷㄷㄷㄷㄷㄷ
진짜 식겁 지대로 ㅠㅠㅠㅠㅠ

옆으로 누워가지고 싸는 바람에 오줌이 내 침대로 떨어져서 나한테 거의 묻을 뻔 했음
[맹세하는데... 내 몸에는 안 묻었음 -_-
좀만 늦었으면 내 몸도 오줌과 하나가...될 뻔 -_-]

내 슬리퍼랑 물병은 방어할 틈도 없이 당했던 거지.
바로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서
아직은 살아있는 내 슬리퍼를 물로 씻고
내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었어 -_-

제길. 그리고 나서 드는 생각은 내 사랑스런 물건들 ㅠㅠ
돌아와보니 내 물병은 이미 익사상태!!!!!!
아직 내 세면도구랑 샌달 등도 방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쳐 대는데
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었어....

어두 컴컴한 그 방에서 난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던 게지.

그래서 난 계속 모른 척 하고 밖으로 나와 프렌즈 봤음 -_ ㅠ

이거 뭥미? 2시간 반 동안 봤슈!

난 무조건 침대를 바꿀 거고 아니 침대뿐만 아니라
방을 바꾸든지 그냥 나가든지 할 거임.
일단 이따가 영어 할 줄 아는 좀 주인에 가까운 사람이 오면 얘기도 할 거고.

뭐 이딴 경우가 다 있나 -_ ㅠ 잠도 못 자고!! 난다요!!!
암튼 -_ - 8시에 언넝 아침이나 제일 먼저 줬으면 좋겠다.
[이 와중에도 먹을 생각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 똘아이 여기 꽤나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어제 스페인어 프린트로 공부하는 걸로 봐선.
그 전에도 이딴 짓 한 거 아닌가.

어제 자러 들어가기 전에 침대가 왠지 습하다 했는데 설마? -_ ㅠ
암튼 난 저 침대에서 더 이상 못 자! ㅠㅠ 살려줘 ㅠㅠ

** 뒷 이야기 **

아침 9시쯤? 그 넘이 일어나더라-
일어나서야 자기가 당최 감당할 수 없는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안거지-
뭔가 열심히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면서 자기가 저지른 범죄를
없애려고 시도하는 것 같았어.

하지만...

오줌을 웬만큼 싸질러 놨어야지;;;
당최 수습을 못했지 -_-
처음에는 니가 다 한 짓이라고 일어나기만 해보라고 아쥬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간 그 사람 입장에서도 생각을 하게 됐어-

내가 저 유럽피안 -_- (영어권 아이는 확실히 아니니 유럽권 아이겠지) 이었다면..
얼마나 -_- 쪽 팔릴까;;
거기다가 맨몸으로 자다가 오줌까지 싸서 남의 침대까지 적시다니;;;
이건 정말 쪽 팔리는 걸 떠나서 수치스러울거야..

그래서 뭐라 하지 않고;
웬만큼 수습을 한 것 같길래-
방에 들어가서 말을 걸어보았지..

나 " Hey..."
유럽피언 : " was it your water.........? "
나 : " nope...... -_-;;; of course not.....it's yours.... your 'thing' came down to my.... ;;;;; "
유럽피언 : " a--h-----h, i spilt my water..... u...m.... "
나 : " o....k...ay...."

뭐 이 정도로 우리의 대화는 끝났지..
그리고 그 친구는 급히 체크아웃을 하더라구..


그 모습이 나의 초등학교 1학년때의 일을 떠올리게 했어.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마 학기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해.

수업 도중에 창가 쪽 분단 (보통 1분단이 그 쪽이지)
뒤에서 두 세번째 쯤 앉아있던 한 여자아이가 울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 아이 다리 사이로 물이 떨어지고 있었고.

우린 초등학교 1학년 밖에 안됐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었어-
그 여자아이가 교실 안에서 실례를 한 거라고..
물론 다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알았어.

그 때 우리 담임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 에유!! 여기에 교실안에서 오줌을 싸면 어떻게 하니!!!! 빨리 대걸레 가지고 와!! "

이랬을까?

당연 아니지! :)

뭐라 그러셨냐하면

" 에고, 여기 책상 속에 물이 들어있었네.
얘 ㅁㅁ야 (그 여자 아이 짝궁 이름) 가서 걸레 좀 가져오렴 "

그리고는 걸레로 그 여자아이를 닦아주고
여자아이를 집으로 보내셨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집에 가서 옷을 새로 갈아입고 학교에 다시 왔고
우리들은 전혀 그 아이가 교실에서 실례를 했다는 생각도 까맣게 다 잊고
아니, 우리는 정말로 물이 쏟아졌다고 생각했을거야.
나도 순간 헷갈렸던 것 같애.

'정말 물이 있었나?'

아주 현명하시고 아이들을 많이 생각해주시는 담임 선생님이셨지.
담임 선생님 성항이 곽현숙...선생님이셨나?
기억이 정말 가물가물;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통지표를 다시 꺼내서 선생님 성함을
제대로 알아봐야겠다..

그 때 나는 어린 마음에도 ' 아.. 선생님은 바로 저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걸 느꼈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거의 정반대편에 있는 나는
내 위에서 실례를 했다고 그래서 내 잠을 다 빼앗아 갔다고
사람 무안하게 할 줄이나 알지;
그 사람의 감정이 어떠할 지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을 못 한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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